소크라테스의 변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이 책을 읽으며 관심이 갔던 부분들은, 소크라테스가 과연 사형을 구형받고 집행될 정도의 죄가 있는가?와 그의 변론술이었다.
일단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대해 평가하면, 그의 법정 변론은 낙제다. 그냥 아무 말 안하는 것만 못한 변론을 했다는 감상이다. 쉽게 부정해도 될 사안들까지, 배심원들이 짜증을 낼 정도로 어렵게 표현한 그의 변론은 분명 안좋은 판결로 이어졌을 것이다. 신에 대한 변론 같은 부분들은 피의사실에 모순을 드러내는 과정 등이 재밌긴했으나, 변론 자체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가 그 법정에서 본질적으로 추구한 것이 일반적인 피의자들의 그것과 다른, 불멸의 명성 같은 것이었다면, 그 관점에서는 이해되는 면도 있으나, 그의 변론은 별로라고 느낀다.
그리고 제일 본질적인 부분. 소크라테스가 사형을 구형받고 집행을 당했어야 했는가. 이것은 결국 잘못된 것과 꼴뵈기 싫은 것의 구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냉정하게 보면 소크라테스는 잘못한 일은 없다고 본다.(아테네 법을 모르긴해도) 그는 다만 많은 사람들과 일부 힘있는 사람들에게 꼴뵈기 싫은 사람이었다.
우리의 감정은 참 다양할 수 있다. 나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면 기분이 좋고 그녀가 하는 행동들은 좋아보인다. 하지만 똑같은 그 여인을 두고 어떤 사람은 증오를 느낄 수 있고 그녀가 하는 행동들을 다 싫게 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감정으로 그녀 행위의 시시비비까지 가르려드는 사회는 몰락으로 향할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옳고 그름과 탁월함과 열등함은 그냥 다른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싫은 사람이었을뿐인데, 그것으로 그를 범죄자로 만든 것. 이것을 통탄해하며 플라톤은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