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때 상무님을 만나다
AJ렌터카 ERP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중간중간 건물을 나와서 회사 주변을 한바퀴 산책하고 들어가는데, 어디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대학교 4학년 삼성화재 인턴할때 강남사업부장을 하시던 조영환 상무님이었다. 지금은 삼성화재 퇴사하시고 AJ인재개발원에 계시니 조영환 원장님이란 호칭이 맞겠지? 암튼 그때 직접 이야기 나눈적은 없었고 영업관리 강남팀 10명 인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하시던 것을 몇번 들었던 것이 전부지만 그 이야기들과 조영환 원장님은 인상적이었다.
처음 지나치다 봤을때는 긴가민가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조영환 원장님이 맞았다. 그 뒤로도 회사주변을 산책하는데 몇번 조영환 원장님을 지나치게 되었다. 난 이제 사람도 우연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KT SM프로젝트를 고사하고 삼성전자 프로젝트를 거절하고 집 가까운데로 보내달래서 온 AJ프로젝트에서 지속적인 만남이 우연이든 조금의 의지가 섞였든, 분명한 것은 조영환 원장님은 이야기를 나눌만한 무언가가 있는 분이다.
2007년 인턴때 조영환 원장님은 몇가지 사례를 들며 디지털로 가는 흐름이나 뉴스나 잡지 등을 읽으면서 세상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고전을 읽어야한다고 했다. 플라톤 향연 등의 고전들을 읽어보면 수천년 전 인물들도 현대인들과 똑같은 고민을 하며 답을 찾아간 것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입사 후 한동안 회사사람들과 만나는데 월급을 다 써서 교사였던 와이프 급여로 생활했다고.
요즘 흐름에 대해서는 발전된 인터넷을 활용하여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는 있는듯하다. 고전도 대학교때 이미 중앙도서관 음악감상실 소파에 누워서 고전뿐 아니라 많은 책을 읽었고, 지금도 틈틈이 훌륭한 책을 읽고 있다. 다만 예로 들었던 플라톤 보다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좋아한다. 한편, 근면과 검소함을 강조하시는 부모님 영향이었을까? 조영환 원장님은 월급을 회사에서 다 써버렸다고 했지만, 나는 첫직장에서 돈을 안쓰고 모았다. 그 결과 회사를 퇴사한 후 혼자 발명하고 책 읽으며 지낸 시간동안은 아꼈던 돈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리 좋은 전략은 아니었던 것 같다. 권력이나 부를 획득하려면 돈을 잘 아끼기 보다는, 돈을 잘 쓸 줄 알아야한다. 물론 더 많은 것을 획득할만한 역량과 상황이 전제가 되야하는 것이지만 돈을 잘 쓰는 부분에 있어서 나는 아직 부족함을 채워가는 중이다. 또한, 조영환 원장님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자산으로 보고 직장이 삶에 큰 비중을 갖는듯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다. 그런데서도 차이가 생긴 부분이 있겠지.
암튼 오늘 오후에도 산책하는데 조영환 원장님이 옆으로 지나가길레 용기내서 인사를 드렸다. 나도 모르게 조금 긴장했는지 내 이름도 말안하고 걷는 동안 엉뚱한 말도 많았던 것 같다. 2007년에 인턴했던 동기들 중에 연락하는 사람은 없다. 삼성과의 악연과 사회적인 공백으로 삼성에서 알던 사람들 중에 연락을 이어가는 사람 자체가 지금 거의 없다고 봐야지. 하지만 그곳에서 접했던 사람들 중에 인상깊었던 인물들이 있다. 그때 나는 조영환 원장님에 대해 '나이가 많아도 배우는 사람은 젊은이고, 나이가 어려도 배우지 않는 사람은 늙은이다'라는 표현을 했다. 실제로 사람들을 접해보면 나이와 관계없이 눈과 귀와 몸과 머리를 열어서 새로운 사람이 있는가하면, 편협하고 꽉 막힌 사람도 있다. 조영환 원장님은 5층에 있으니 놀러오라고 하셨는데 막상 가면 무슨 이야기를 하게될까? 정말 가봐야하나? 많은 것을 회상한 하루였다.